배추와 대파에 이어 양파까지 농산물의 산지폐기나 격리조치가 잇따르면서 농민들의 가슴이 멍들고 있습니다.
겨울배추의 경우 평년 대비 생산량이 23%나 증가했고 양파도 7만톤이 더 과잉 생산되면서 가격이 절반 이상 폭락했습니다.
가격폭락은 과잉생산 못지않게 수요 예측을
잘못한 책임도 큽니다. 하지만 정부는 농산물 가격이 오르면 수입을 늘리고 폭락하면폐기를 강요하는 안이한 대책으로 일관해 농민들의 분통을 사고 있습니다.
이동근 기자의 보돕니다.
이달 중순부터 수확에 들어갈
무안의 한 양파밭입니다.
이맘 때면 출하에 앞서 포전거래 이른바
밭떼기로 분주하지만 올해는 상인들의
발길이 뚝 끊겼습니다.
지난해 수확해 보관 중인 재고량이 넘치고
있는데다 햇양파 생산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수확기에 천재지변이 없는한 2년 만의 양파
가격파동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정부가 밝힌 지난해 산 양파 재고량은
6만7천톤으로 1년 전보다 배 이상 늘었고 재배면적이 지난해 대비 11%, 평년 대비 4% 늘면서 올해 7만톤 이상 더 공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주산지인 무안도 재고량이 만톤에 육박하고
올해 햇양파 예상 수확량은 3만 5천톤에
이릅니다.
인터뷰-노은준/무안농협 조합장
"
수확기를 앞두고 양파 가격은 지난해 대비
3분의 1, 평년에 절반 이하로 떨어졌지만
그나마 거래도 실종됐습니다.
양파값 폭락은 과잉생산에 있지만
정부의 무리한 수입 조치와 예측 실패의
책임도 큽니다.
지난해 정부가 aT 농수산식품유통공사를
통해 들여온 수입량은 2만여 톤이지만
민간 수입상들은 이보다 3배 많은 6만톤의 수입양파를 시장에 공급했습니다.
정부가 농산물의 정확한 수입규모나
수요대비 공급량에 대한 조사가 부실하다는 단면을 보여 줍니다.
전화인터뷰-aT관계자
"민간으로 들어오는게 실제 더 많습니다. 식자재로 많이 들어오고 냉동이라든지 그런 쪽을 들어오다 보니까"
시장격리에 이어 산지 폐기에 들어간 겨울 배추의 공급량 예측도 크게 빗나갔습니다.
재배면적이 전국적으로 400ha 이상 늘었고 생산량도 23%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가을 김장철 반짝 가격 상승만 보고 손을 놓고 있다 수급조절에 실패했습니다.
뒤늦게 시장격리와 산지폐기를 추진했지만
과잉물량의 10%도 못 미칩니다.
스탠드업-이동근
"몇몇 표본을 정해 농가의 의향면적 조사에
의존하다보니 산지의 실정과는 동떨어진
예측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정영호/무안군농민회 정책실장
"
시장물량 현황이나 수입량 등 수급동향을
제때 일선 시군이나 농가에 제공하지 않는 것도 공급과잉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실제로 전라남도나 일선 시군은
관할 지역의 면적이나 생산량 외에는 시장 정보가 빈약해 정부 정책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인터뷰-위삼섭/전남도 친환경농업과장
"
배추, 양파에 이어 마늘과 감자도 재고량이
넘쳐나고 있어 조기에 소진하지 못할 경우 수확기 가격폭락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탁상행정에 그치는 예측조사에다
때를 놓친 수급조절 정책으로 애써 키운
농산물을 갈아엎는 일이 해마다 반복되면서 농심은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kbc 이동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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