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동부에서 이탈리아 로마 크기의 얼음덩어리가 붕괴됐습니다.
25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날 미국 국립빙하센터(USNIC)는 약 1천200㎢의 면적을 지닌 '콩거(Conger) 빙붕'이 이달 중순쯤 붕괴했다며 이를 보여주는 위성사진을 공개했습니다.
빙붕은 남극대륙과 이어져 바다에 떠 있는 거대한 얼음덩어리로 내륙 빙하가 바다로 밀려와 녹지 않도록 막는 장벽 역할을 합니다.
빙붕이 줄어들면 빙하가 녹아 없어지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해수면 상승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콩거 빙붕이 무너져 내린 당시는 남극 동부가 이례적으로 높은 기온을 기록했던 때였습니다.
지난 18일 기준 남극 동부 내륙에 있는 '콩코르디아 기지'의 관측소는 -11.8℃까지 치솟아 평년 기온보다 40℃ 이상 높았습니다.
전문가들은 남극 동부의 고온 현상의 원인으로 대량의 수증기가 대기 중에서 강처럼 긴 띠 형태로 움직이는 대기천 현상을 지목했습니다.
이 대기천은 지난 15일쯤 남극 동남부 해안 지대에 상륙해 호우를 쏟아냈고, 이로 인해 인근의 빙하가 녹아 대륙 안쪽까지 습기가 퍼졌습니다.
마침 이례적으로 강력한 열돔 현상이 나타나 이런 습기가 다른 곳으로 퍼져 해소되지 못한 채 남극 동부 지역에 집중되면서 열을 유지하는 역할을 했다는 설명입니다.
과학자들은 이번 콩거 빙붕 붕괴가 해수면 상승에 큰 영향은 없으리라고 전망하면서도 위기의 전조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진 : 연합뉴스]
댓글
(0) 로그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