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머리를 빗겨주는 엄마의 모습.
뒤이어 딸이 엄마의 머리를 빗겨줍니다.
조금은 어색해 보이는데요.
이연숙 작가의 영상 작품
광주여성재단에서 모녀의 관계에 대한 기획전시 ‘상상, Herstory of the space’가 열렸습니다.
이번 전시는 이연숙 작가를 중심으로 8명의 작가가 협업해 만들어진 전신데요.
이연숙 작가는 병원에서 어머니의 헝클어진 머리를 빗겨주다 어린 시절과 뒤바뀐 상황을 보며 모녀 관계에 대한 전시를 기획하게 됐다고 합니다.
양 갈래로 땋은 세 사람의 머리.
서로의 머리카락을 엮어 이어지게 땋아 내렸습니다.
모두 10대의 어린 소녀 같아 보이지만, 딸과 엄마, 그리고 외할머니 삼대의 모습인데요.
서로 엮인 머리카락처럼 보이지 않게 이어져 있으면서 닮아있는 모녀의 관계를 보여줍니다.
미용사였던 이연숙 작가의 어머니가 직접 머리를 땋아 작품에 참여했다고 하네요.
▶ 인터뷰 : 정수미 / 광주광역시 일곡동
- "저도 딸이 두 명 있어서 아침마다 딸들의 머리를 빗겨주고 있거든요. 그렇게 머리를 빗겨줄 때 나는 무슨 생각을 하면서 머리를 빗겨주고 있는지. 그리고 딸들은 엄마가 머리를 빗겨줄 때 어떤 생각을 하고 나중에 나를 어떻게 기억할지 그런 것들을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
원고지를 넘기며 글을 읽고 있는 사람들.
임지형 작가의 동화 <도마소리>인데요.
어린 시절 아침을 깨우는 엄마의 목소리와 같았던 도마소리를 주제로 동화를 만들었습니다.
동화를 읽다 보면 전시장을 울리는 도마소리가 들리는데요.
임지형 작가의 동화를 설치작품으로 옮겼습니다.
베개 위로 잔뜩 떨어진 머리카락과 함께 규칙적인 도마소리가 울려 퍼지는데요.
이번 전시의 상징적인 사운드아트이기도 합니다.
긴 머리로 얼굴과 여성의 상징적인 부분들을 가리고 곧은 자세로 서서 앞과 뒤, 심지어 성별까지 구분하기 힘든데요.
작가는 이미지의 이중성과 인간관계의 고정관념에 대해 말합니다.
이번 전시는 모녀 관계뿐만 아니라 인간관계까지 확장해 이야기하는데요.
▶ 인터뷰 : 이연숙 / 작가
- "전시에 굉장히 상징적인 것들을 많이 사용해서 전시를 보면 제가 생각한 것 이상의 다른 생각을 하셨으면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전시를 통해서 본인들이 겪었던 경험들, 기억들을 끄집어내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합니다. "
모녀관계를 영상과 공간 설치 등 다양한 협업 작품들로 그려낸 <상상, Herstory of the space>는 내년 1월 25일까지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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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볼 만 한 공연*전시 소식입니다.
올해로 첫 회를 맞이하는 광주문화예술회관 미술 단체공모전, <색으로 이야기하다>가 열립니다.
색을 주제로 다채로운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이번 주 일요일까지 광주문화예술회관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김정아 피아노 리사이틀 위대한 음악가의 편지 슈베르트가 다음 주 월요일 금호아트홀에서 진행됩니다.
생태적 감수성을 작품으로 나타낸 조성숙 개인전 <식물의 언어>가 다음 달 9일까지 무등현대미술관에서 열립니다.
라포르 색소폰 앙상블 제12회 정기연주회가 다음 주 화요일 광주문화예술회관 소극장에서 펼쳐집니다.
지금까지 행복한 문화산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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