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체의 한 여인이 호수 속에서 어딘가를 바라봅니다.
여인 주변엔 사람 형상의 혼들이 절규하고 있는데요.
일제강점기 일본에 끌려가 무참히 학살당한 조선인들의 영혼을 위로하는 작품, 전화황 작가의 <다자와 호수의 전설>입니다.
광주시립미술관 분관, 하정웅미술관에서 <잊혀진 사람들, 끝나지 않은 이야기>전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된 전십니다.
▶ 인터뷰 : 김희랑 / 광주시립미술관 분관장
- "이번 전시는 일제강점기 때에 벌어졌던 강제 연행의 역사를 미술과 아카이브 자료로 보여주는 전시입니다 <히메관음상의 비밀>이나 <하나오카 이야기> 같은 작품들은 불행한 역사를 기억하고 반성하게는 작품들입니다"
이번 전시에는 다양한 아카이브 자료를 만나볼 수 있는데요.
일제시대 조선인 노동자들의 희생과 은폐, 진상규명 활동을 담아냈습니다.
1936년, '동북진흥계획'의 일환으로 발전소가 많이 만들어진 일본 아키타 지역에서 벌어진 일인데요.
이곳에서 가혹한 노동 착취에 시달리던 조선인 노동자 상당수가 다자와 호수 도수공사와 각종 댐공사 과정에서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1939년 '히메관음상'이 세워졌는데도, 그 사건은 50년이 넘도록 은폐됐는데요.
그러다 1990년, 우여곡절 끝에 히메관음상 건립 취지문이 발견되면서, 조선인 강제 연행 진상규명 활동이 시작됐습니다.
▶ 인터뷰 : 김경숙 / 광주광역시 화정동
- "이번 전시를 보고 깜짝 놀란 것들도 많았고 젊은이들에겐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 많이 있기 때문에 우리도 힘든데 그때 그 상황에선 더 힘들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구리광산에서 벌어진 중국인 노동자 학살 사건을 다룬 목판화 <하나오카 이야기>.
목판화 57점과 서사시 55편으로 묶여있는 이 작품은 일제의 만행에 희생당한 노동자들의 아픔을 그려냈는데요.
특히 하나오카 사건 두 달 전, 조선인 11명이 사망한 나나츠댐 붕괴 사건을 재조명하면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전시관 한편엔 김주영 작가의 설치 작품 <어느 조센징 농사꾼의 이야기>가 자리했는데요.
당시 조선 농민이 끌려다녔던 일본 곳곳을 돌며 그들을 위령한 프로젝트를 담았습니다.
안해룡 다큐멘터리 감독이 징용의 역사를 추적한 추모비 시리즈 영상도 함께 선보이고 있습니다.
<잊혀진 사람들, 끝나지 않은 이야기>전은 오는 4월 24일까지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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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볼만한 공연·전시 소식입니다.
1. 광주 문화예술회관 갤러리에서 <목가구와 달항아리> 전이 진행 중입니다.
김생수 소목장의 작품과 도예가 김기현의 달항아리 등 작품 40여 점을 통해 한국 고유의 아름다움을 느껴볼 수 있습니다.
2. 광주시립미술관이 지난해 구입한 신작들을 소개하는 전시 <무등을 바라보다>전은 광주시립미술관 본관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3. 고요한 하늘 아래 높이 솟아오른 송전탑.
<거기서 뭐 하세요>전은 문선희 작가가 지난 3년 동안 '고공 농성' 현장을 찾아다니며 기록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는데요.
예술공간 집에서 오는 20일까지 계속됩니다.
지금까지 행복한 문화산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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