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사진 한가운데 자리 잡은 굴뚝.
왠지 모를 고독함이 밀려오는데요.
이 사진은 고공농성 장소를 담아온 문선희 작가의 작품입니다.
문선희 작가는 지난 2015년 고공농성을 다룬 신문 기사를 접한 뒤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정리해고에 반발한 노동자가 45미터 높이의 굴뚝 위에서 무려 408일 동안이나 농성을 벌였다는 기사였는데요.
당시 사람들은 농성에 이르게 된 배경보다는 세계 최장 고공농성이라는 기록에 더 큰 관심을 보였고, 심지어 농성을 벌인 노동자에게 신기록에 대한 소감을 묻기까지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이 노동자는 다른 사람들을 먼저 생각하는 의외의 답변으로 작가를 감동시켰습니다.
▶ 인터뷰 : 문선희 / 사진작가
- "(고공농성으로) 몸과 마음에 너무 깊은 상처를 입은 사람이 다음 사람을 걱정하는 그 마음이 너무 고맙더라고요 그래서 그분한테 어떤 식으로든 응답하고 싶었고..."
작품은 주로 송전탑과 광고탑, 교각 등을 흑백사진으로 담았습니다.
사실 사진은 빛이 가장 예쁜 해질녘에 촬영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목숨을 걸고 고공농성을 하는 장소와 괴리감이 느껴져 흑백을 이용했다고 합니다.
작품에서 고공농성장은 세상의 끝처럼 보이는 수평선 위로 높게 솟아 있는데요.
노동자들의 절박함과 그들이 느끼고 있을 고독함이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고공농성장의 배경은 영광 백수 앞바단데요.
작가가 가장 좋아하는 곳이자, 위로를 받곤 하던 곳이라고 하네요.
노동자들에게 위로를 건네는 작가의 마음, 느껴지시나요?
부당함과 억울함을 호소하며 굴뚝이나 교각 꼭대기에 올라가 있는 노동자들을 보고, 문선희 작가는 "거기서 뭐하세요"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작품 이름도 모두 '거기서 뭐하세요'로 지었다고 합니다.
▶ 인터뷰 : 이충원 / 광주광역시 월계동
- "저 조형물들이 바다 한가운데 우뚝 서 있는 모습이 고공농성자들의 외로움과 고독함을 표현한 것 같습니다"
문선희 작가의 사진전 <거기서 뭐하세요>는 광주 동구 예술공간 집에서 19일 화요일까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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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볼만한 공연ㆍ전시 소식입니다.
여행 중 만난 남자와 사랑에 빠진 여주인공.
하지만 여행 뒤 남자와 엇갈려버리고 마는데요.
이 남자를 찾아 나서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 <김종욱찾기>는 24일 일요일까지 광주 유스퀘어 동산아트홀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엄기준, 김동아, 이다애 등 청년작가 3명의 작품을 전시한 <청춘일기:끝나지 않은 이야기>전이 27일 수요일까지 유스퀘어 금호갤러리에서 진행됩니다.
인간과 자연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공존의 세계를 보여주는 신선윤 작가의 'we are the world'가 31일 일요일까지 금봉미술관에서 개최됩니다.
지금까지 행복한 문화산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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