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을 좋아했던 형을 누군가는 기억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고(故) 천병일 씨의 동생 병현 씨가 큰형인 병갑 씨와 함께 15일 전남 영암군청을 찾아 고인의 이름으로 고향사랑기부금 500만 원을 전달했습니다.
고향을 사랑했던 고인을 고향 사람들이 기억해 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고인의 장례식을 마친 형제가 영암군에 기부금을 전달한 겁니다.
영암읍에서 방앗간을 운영하는 부모님 슬하에서 고등학교까지 마친 천 씨 삼형제는, 각자 가정을 꾸려 광주광역시와 전남 무안에서 살아왔습니다.
몸은 고향을 떠나 있었지만, 평소 부모님과 친구들이 살고 있는 영암을 수시로 찾아 부모님의 일을 돕고 친구들과 우정도 다져왔습니다.
삼형제 중에서도 유독 고향 사랑이 남달랐던 고인은 다른 형제들보다 더 많이 영암을 찾았고, 친지들과의 관계도 더 각별하게 챙겼다고 병현 씨는 전했습니다.
병현 씨는 "작은 형을 사람들이 기억하게 하는 방법이 뭘까 큰형과 상의했다"며 "형제가 따로 기금을 마련해 고향에 기부하는 방식이 좋겠다고 의견을 모았다. 하늘에 있는 작은 형도 우리의 결정을 기뻐할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형제는 고향사랑기부에 따른 답례품도 고향인 영암읍의 민관복지협력기구인 지역사회보장협의체에 기부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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