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대출 안내 전화를 받고 대출 조건을 조회했더니 본인도 모르게 알뜰폰이 개통되고 소액결제까지 이뤄지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알뜰폰 가입 절차가 허술한 탓인데, 범죄에 악용되고 있습니다.
임경섭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자영업을 하는 김 모 씨는 얼마 전 대출 안내 전화를 받았습니다.
필요할 때 유용하겠다 싶어 대출 조건만 알아보기로 하고 통화를 했습니다.
▶ 싱크 : 대출 안내 전화(음성변조)
- "여보세요./네/안녕하세요 ㅇㅇㅇ님 맞으시죠. 여기 ㅇㅇ저축은행인데요."
그런데 4개월이 지난 후 한 통의 문자 메시지를 받고 깜짝 놀랐습니다.
알뜰폰 3개월 치 요금과 소액 결제 금액을 납부하라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알고 보니 대출 안내 전화를 받은 지난해 9월부터 모두 3개의 휴대전화가 개통된 겁니다.
통화 당시 신분증과 신용카드 번호, 본인 인증 요구에 응했는데, 이게 화근이었습니다.
▶ 인터뷰 : 김 모씨 / 피해자
- "전화하니까 44만 얼마 미납돼있다고 내래요. 저는 가입한 적이 없다. 그런 사실이 없다..당장 내일모레 신용 점수에 불이익이 가해진다고 하니 저희 같은 자영업자들은 타격이 있으니까 (내야죠)"
대부분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알뜰폰 가입은 본인 확인 절차가 허술한 탓에 범죄에 악용되고 있습니다.
김 씨의 피해 사례처럼 대출 안내를 빙자해 교묘하게 개인정보를 빼낸 후 2~3단계만 거치면 알뜰폰에 가입할 수 있습니다.
▶ 인터뷰 : 정경준 / 변호사
- "문제는 본인 인증을 하더라도 업체들이 최소한만 한다는 거죠. 특히 알뜰폰은 더욱더 최소한만 하거든요. 조금만 본인 인증을 하다 보니까 본인이 휴대폰에 가입된 사실 자체를 모르는 거고."
허술한 알뜰폰 가입 절차와 불황 속 자영업자의 절박한 사정을 노린 범죄에 피해자들은 피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KBC 임경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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