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남: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여: kbc 8시 뉴습니다.
곡성군이 농촌경제를 활성화시키겠다며 대규모 농공단지 조성 사업을 벌이고 있는데요.
5년 넘게 수십억 원의 혈세를 쏟아붇고도 첫 삽조차 뜨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유가 뭔 지, 이준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곡성군이 2014년부터 조성에 나선 18만2천㎡ 규모의 농공단지 부지입니다.
당초 2017년 완공을 목표로 사업 추진이 시작됐는데 지금은 수풀만 우거진 채 방치돼 있습니다.
3년 전 토지보상을 약속받으며 농사를 중단한 주민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 인터뷰 : 한근순 / 곡성면 오산면
- "늙어서 어디 가서 (돈을) 벌지도 못하고 (토지 보상만) 기다리고 있었어요. 저 못 살겠어요"
▶ 인터뷰 : 김옥남 / 곡성면 오산면
- "3년간 묵혀놓으니까 논을 답답해요.."
곡성군이 위탁사업자로 선정한 업체는 26억원에 이르는 국가 보조금을 교부받고도 자금난을 이유로 사업을 일방적으로 중단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불법이 드러났습니다.
업체가 보조금 교부를 위해 제출한 서류가 법적 효력이 없는데도, 곡성군이 거액의 돈을 지급한 겁니다.
불법 토지담보대출도 이뤄졌습니다.
국가 보조금으로 산 땅을 담보로 돈을 빌릴 수 없단 규정을 무시한 채 업체는 17억원 넘게 대출받았습니다.
업체가 이렇게 불법으로 마련한 자금 44억원 가운데 규정에 맞지 않게 사용한 돈은 확인된 것만 2억5천만원에 달합니다.
실무 담당자부터 군수까지 모두 5단계의 감시 체계가 존재했지만 무용지물이었습니다.
사후 대책도 없었습니다.
업체의 불법 행위가 적발되면 사업자 지위를 박탈하고 보조금을 즉각 환수해야 하지만 곡성군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곡성군은 뒤늦게 자체감사에 돌입한단 계획입니다.
▶ 인터뷰 : 조명익 / 곡성군 도시경제과장
- "사업을 정상적으로 진행하지 못해서 대단히 죄송합니다.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른다고 하면 저희들이 취할 수 있는 행정적, 법적 조치를 취해나갈 예정입니다"
곡성군이 늑장을 부리고 있는 사이, 검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광주지방검찰청 특수부는 조만간 업체와 곡성군 관계자를 불러 조사에 나설 계획입니다.
kbc 이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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