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에 맞서 감옥에 갇힌 러 블로거, 내친김에 대선 출마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출신으로 유명 군사 블로거인 이고르 기르킨이 내년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장기 집권을 노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도전장을 내민 겁니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기르킨이 발표문을 통해 지지자들에게 캠프를 차리고 대통령선거를 위해 서명을 받으라고 요구했다고 러시아의 한 텔레그램 채널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러시아 선거법은 무소속 후보일 경우 최소 500명으로부터 추천 서명을 받아 당국에 제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기르킨은 측근에 보낸 편지에서 “내년 3월 대선에 출마하고 싶다”며 “(대선 출마는) 내외부 위협에 맞서 단결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기르킨은 지난 7월 푸틴 대통령이 내년 대선에서 재집권한다면 러시아 국민이 생존하지 못할 것이라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게시한 뒤 극단주의 선동 혐의로 체포됐습니다.

기르킨은 푸틴 대통령처럼 옛 소련 비밀경찰인 국가보안위원회(KGB) 첩보원 출신입니다.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병합할 때 큰 공을 세웠고 이후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서 친러 반군을 조직한 인물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내년 3월 대선 출마에 대한 입장을 아직 밝히지 않고 있지만, 그의 측근들은 본격적인 선거 준비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2030년까지 6년 더 권력을 유지, 사실상 종신 집권의 길을 걷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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