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등 LED 입찰 평가 기준 '제각각'...광주 자치구마다 달라

작성 : 2016-11-29 15:03:58
가로등 LED 입찰 평가 기준 '제각각'...광주 자치구마다 달라

'동일사업' 에너지효율 배점 반영 달라…사실상 특정 업체 수의계약 주장도

입찰금지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광주시가 기준 미제시해 말썽 초래"

광주시 자치구들이 에스코(ESCO·지역 에너지 절약) 사업 일환인 가로등 LED(발광다이오드) 교체와 관련해 입찰 평가 기준을 제각각 제시해 일부 업체가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29일 광주시, 자치구, 한국광산업진흥회, LED 생산업체 등에 따르면 광주시는 국비와 시비 각 11억5천여만 원에다 민간투자금 15억여원을 더한 총 사업비 38억여원으로 가로등을 LED로 교체하기로 하고 5개 자치구에 예산을 배분해 올해 안에 사업자를 선정하도록 했습니다.

이에 따라 서구는 지난달 입찰로 사업자를 선정했고, 남구와 광산구는 다음달 예정으로 입찰공고를 냈다. 동구와 북구도 조만간 입찰공고를 낼 예정입니다.

하지만 입찰 평가 기준 중 에너지효율(소비전력)에 따른 점수 반영 여부가 자치구 간에 다릅니다.

서구는 광주시가 LED 표준규격 제품으로 인증한 12개 업체 제품에 대한 에너지효율 점수를 균등하게 주기로 하고 가격경쟁 등을 통해 사업자를 선정했습니다.

반면, 남구와 광산구가 에너지효율 점수를 차등 적용하기로 하면서 업체들이 LED 기술의 특성을 간과한 졸속 입찰 평가 기준이라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한국광산업진흥회 LED 담당자는 "LED 기술 특성상 3∼4개월이면 소비전력을 낮춰 에너지효율을 높일 수 있다"며 "남구와 광산구 입찰 방식대로라면 입찰공고 날짜에 가장 근접한 시점에 광주시 표준규격 제품을 인정받은 업체가 에너지효율 점수를 가장 높게 받을 수 있다. 이러한 문제점 때문에 도로공사는 표준규격 제품들의 에너지효율 점수를 동일하게 부여했었다"고 말했습니다.

모 LED 업체 관계자는 "에너지효율 점수를 차등하면 가장 최근 인증을 받은 특정 업체가 수주하게 된다"며 "이는 모양만 입찰이지 사실상 특정업체와 수의계약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입찰을 강행하면 입찰금지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하겠다"고 주장했습니다.

남구 관계자는 "에스코 사업 관련 규정에 따라 12개 업체 제품에 에너지효율 점수를 동일 또는 차등 부여할 수 있다"면서 "에너지효율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점수를 차등 적용하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모 자치구 관계자는 "에스코 사업과 관련해 업체 간에 이견이 있어 자치구 담당자들이 광주시에 입찰 평가 기준을 명확히 제시해달라고 요구했는데도 광주시가 '업체들의 주장을 적극 반영하고 검토해라'는 식의 공문만 보내왔다"며 "광주시가 명쾌한 기준을 제시해줬다면 이런 논란이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광주시 관계자는 "자치구가 발주하는 사업이기에 자치구 판단에 따라 입찰 평가 기준을 정해야 한다"며 "그간 민원이 발생하지 않도록 공문으로 지도해왔다"고 해명했습니다.

kbc 광주방송 김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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