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법' 연작으로 유명한 '단색화 거장' 박서보(본명 박재홍) 화백이 향년 92세의 일기로 별세했습니다.
아흔을 넘어선 나이에도 작업을 계속했던 박서보 화백.
SNS를 통해 젊은 세대와도 활발히 소통했던 박 화백은 지난 2월, 자신의 SNS에 폐암 3기 진단 사실을 밝히며 "캔버스에 한 줄이라도 더 긋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1931년 경북 예천에서 태어나 홍익대 서양화과를 졸업한 박 화백은 무수히 많은 선을 긋는 '묘법'(Ecriture·描法) 연작으로 '단색화 대표 화가'로 불리며 한국 현대 추상미술 발전에 선구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1967년 시작한 묘법 작업은 연필로 끊임없이 선을 긋는 전기 묘법시대(1967∼1989)를 지나 한지를 풀어 물감에 갠 것을 화폭에 올린 뒤 도구를 이용해 긋거나 밀어내는 방식으로 작업한 후기 묘법시대, 그리고 2000년대 들어 자연의 색을 작품에 끌어들인 유채색 작업까지 변화를 거듭해 왔습니다.
박 화백은 2010년 회고전 간담회에서 "묘법은 도(道) 닦듯이 하는 작업"이라며 "그림이란 작가의 생각을 토해내는 마당이 아니라 나를 비워내는 마당이며 내가 나를 비우기 위해 수없이 수련하는 과정이 바로 묘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국 뉴욕현대미술관과 구겐하임미술관, 시카고 아트인스티튜트, 일본 도쿄도 현대미술관, 프랑스 파리 퐁피두센터, 홍콩 M+미술관 등 세계 유명 미술관이 고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2021년에는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루이비통이 한국 작가로는 처음으로 박 화백의 작품을 이용한 핸드백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묘법 #단색화 #박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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