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만 표기를 거부해?" 백악관, AP기자 출입 금지

작성 : 2025-02-12 10:59:13
▲ 트럼프 행정부의 자문기구 정부효율부(DOGE)의 수장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멕시코만의 이름을 미국만으로 바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침에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미국 AP통신의 백악관 행사 출입이 가로막히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AP통신은 멕시코만을 미국만으로 변경하라는 백악관의 요구를 거부한 자사의 표기 방침 때문에 11일(현지시간) 자사 기자의 백악관 행사 출입이 거부됐다고 밝혔습니다.

AP 기자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트럼프 행정부의 자문기구 정부효율부(DOGE)의 수장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대동한 채 연방 공무원 대폭 감축 지시를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행사를 취재하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줄리 페이스 AP 편집상무는 성명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공개하면서 독립적인 저널리즘을 추구한다는 이유로 트럼프 행정부가 AP에 불이익을 주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페이스 상무는 "AP 표기법을 문제 삼아 백악관 출입을 제한하는 것은 독립적인 뉴스에 대한 대중의 접근을 심각히 저해할 뿐만 아니라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미 수정헌법 제1조도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취임과 동시에 멕시코만을 미국만으로, 알래스카주의 북미 최고봉인 데날리산을 매킨리산으로 바꾸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직후 AP는 보도에 있어 원래 지명인 '멕시코만'을 계속 사용하겠다는 표기 지침을 밝힌 바 있습니다.

AP는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은 미국 내에서만 효력을 갖는 데다 400년 이상 멕시코만이라는 명칭이 공식적으로 통용돼 국내외 독자들에게 친숙한 점을 고려해 자사의 스타일북을 바꾸지 않겠다고 당시 설명했습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뉴스통신사인 AP가 펴내는 스타일북은 미국에서 기사 작성뿐 아니라 글쓰기 교본으로도 널리 사용됩니다.

AP통신은 다만 데날리산을 미국 25대 대통령 윌리엄 매킨리를 기리는 매킨리산으로 환원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 명령은 영향력이 미국에 한정되는 만큼 이를 받아들여 자사 표기도 바꾸기로 했습니다.

이 산의 이름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인 2015년 알래스카 토착민의 언어로 '높은 곳'을 의미하는 데날리로 개칭된 바 있습니다.

한편, 구글의 경우 정부의 공식 지명을 따라온 오랜 관례에 따라 자사의 지도 애플리케이션 구급맵에서 멕시코만의 명칭을 미국만(Gulf of America·아메리카만)으로 변경한다고 지난 10일 공식 발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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