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오늘 하루 잘 보내셨습니까?
눈이 그친 자리에 경험하지 못한 매서운 추위가 몰아닥쳤습니다.
광주와 화순, 영광, 장성 등 전남 12개 시군에 한파경보가, 무안과 장흥, 진도, 목포 등 9개 시군에는 한파주의보가 내려졌는데요.
오늘 8일 아침 화순이 무려 영하 22.6도까지 떨어졌고,
광주의 최저 기온은 영하 13.5도로 지난 1971년 1월 이후 50년 만에 가장 추웠습니다.
해남과 영광 등 6개 시군에서는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낮은 기온이 측정됐습니다.
한낮에도 기온이 영하권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정전과 동파사고가 잇따랐고 눈이 쌓인 도로 곳곳은 하루 종일 빙판길이 계속됐습니다.
이렇게 겨울이 되면 더 힘든 사람들이 있죠..
바로 홀로 사는 노인이나 저소득층 등 사회적 약자들인데요..
기록적인 폭설에 이어 한파가 기승을 부린 오늘 광주 월산동의 쪽방촌을 신민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기자 】
77살 김진수 할머니는 월산동 쪽방에서 10년째 홀로 거주하고 있습니다.
입구에 문 대신 플라스틱 커튼이 달려있는 할머니의 방 안 온도는 바깥과 별 차이가 없습니다.
냉기를 차단하기 위해 바닥에 비닐을 깔아보기도 했지만 추위를 막기엔 역부족입니다.
극심한 한파에 종일 난방을 해도 모자라지만 집 안에 난방 기구라고는 이부자리 전기장판이 유일합니다.
▶ 인터뷰 : 김진수 / 광주광역시 월산동
- "관리하려고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어머 왜 이렇게 외풍이 세냐'는데 내가 오죽하면 여기에 병풍을 쳐놨다니까."
폭설과 한파가 한꺼번에 닥치면서 내린 눈이 그대로 얼어버린 쪽방촌 골목엔 인적이 뚝 끊겼습니다.
이 골목 사람들 대부분이 고령이거나 건강이 좋지 않아, 혹시 빙판에 넘어질까 아예 문밖을 나서지 않는 겁니다.
예년 같으면 난방이 되는 경로당이나 마을 쉼터를 찾아 시간을 보내며 추위를 버텼겠지만 올겨울엔 그마저도 어렵습니다.
▶ 스탠딩 : 신민지
- "한파가 길게는 주말 내내 이어질 것으로 예측되지만 취약 계층의 피해를 막기 위한 한파 쉼터는 코로나19로 운영이 중단된 상탭니다."
도움의 손길이나 방문도 코로나를 이유로 크게 줄었습니다.
▶ 인터뷰 : 김미정 / 광주광역시 월산동
- "(코로나까지) 그런데 지금 한파 때문에 아예 젊은 분들도 밖에 못 나오잖아요. 그러니까 아마 (노인분들은) 전부 집안에만 계실 거예요."
코로나에 폭설과 한파까지.
올겨울 쪽방촌은 유난히 혹독합니다.
kbc 신민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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