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5·18민주화운동 당시 수많은 시민들이 끌려가 고문을 받았던 옛 505보안부대 인근에서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지하 벙커가 새롭게 발견됐습니다.
성인 30여 명이 이용할 만큼 넓은 공간과 전기 시설까지 갖춰져 있어 군 지휘소 등으로 이용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신민지 기자입니다.
【 기자 】
공사가 진행 중인 언덕 아래, 지하로 연결되는 좁은 입구가 보입니다.
폭 1.5m, 높이 2m가량의 통로를 따라 30여 m를 들어가 보니 콘크리트 벽으로 둘러싸인 방공호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성인 30여 명이 들어갈 만한 널찍한 규몹니다.
▶ 스탠딩 : 신민지
- "미로처럼 연결된 벙커 안에는 이렇게 환기구와 전기 시설 흔적 등이 남아 있어 유사시 군사적 목적으로 활용될 공간으로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지하 벙커가 발견된 곳은 광주시 쌍촌동 옛 505 보안부대 인근입니다.
50여 년 전까지 주민들의 발길이 닿았지만 이후 505보안부대가 들어섰고 80년 5월 수많은 시민들이 끌려가 고초를 겪은 장소로 기억되면서 부대가 이전한 이후에도 그대로 방치됐습니다.
▶ 인터뷰 : 박공선 / 인근 주민
- "6~7살 때쯤. 초등학교 다니면서 동네 친구들하고..전쟁놀이를 했던 그런 기억을 토대로 해서.."
1940년대 태평양전쟁을 전후로 일제가 광주 인근 지역의 군사 작전 수행을 위해 만든 것으로 추정됩니다.
▶ 인터뷰 : 노성태 / 남도역사연구원장
- "와서 보시는 것처럼 (여긴) 방이 있잖아요? 그래서 여기는 일단 유사시 해군의 지휘 벙커, 지휘소가 아닐까 추정해보는 거죠"
시민단체 등은 태평양전쟁 시기 일제의 군사 행동을 규명할 수 있는 역사적 가치가 담겨 있다며 지하 벙커에 대한 전면적인 학술조사와 보존방안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kbc 신민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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