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휴 시인 세 번째 시집 『고뇌하는 시인의 묵상』 출간

작성 : 2025-01-07 09:30:01
해직기자 출신..'한맥문학' 통해 등단
화순 탄광촌에 정착, 향토사 연구 몰입
노(老) 시인의 통일 염원과 민족 정한(情恨) '오롯이'

▲ 김용휴 시인

전남 화순 동면 탄광촌에 둥지를 틀고 집필에 몰두하고 있는 김용휴 시인이 세 번째 시집 『고뇌하는 시인의 묵상』(청어)을 펴냈습니다.

팔순의 김 시인은 젊은 시절 신문사에 근무하다 신군부에 의해 해직된 후 출판사를 운영하기도 했으며 향토사 연구에 천착해왔습니다.

특히 남광주역이 사라진 것에 대한 애틋한 심정을 읊은 ‘남광주에 나는 가리’ 시비가 남광주시장 입구에 세워져 널리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 시집 『고뇌하는 시인의 묵상』

◇ '남광주에 나는 가리' 시비로 '유명세'
▲ 남광주시장 입구에 세워진 '남광주에 나는 가리' 시비

그는 젊은 시절부터 시를 쓰고 규장각 출판사를 운영하면서 많은 문인들의 등단을 도왔으나 정작 본인은 1995년 '한맥문학'을 통해 늦깎이로 문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주로 통일과 민족의 정한(情恨)을 주제로 많은 시를 써왔습니다.

이번 시집에도 통일과 민족 담론이 특유의 사설시조 가락에 실려 뜨거운 시심을 돋우고 있습니다.

막혔던 심장의 고동소리
고뇌의 밤은
원하지 않아도 동이 튼다

가슴 저미도록 묻어 두었던 분단의 통한
허물 수 있다면
그것은
통일이 아니라
민족의 해원이리

- 고뇌하는 밤은 동이 트지 않는다 中

▲ 화순 동면 자택에서 집필하는 김용휴 시인

1944년생으로 태어나자마자 해방의 환희와 분단의 비극을 동시에 겪은 노(老) 시인의 뇌리에는 통일의 염원이 심장의 고동처럼 뛰고 있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이번 시집은 표제에서 알 수 있듯이 시인 자신의 자의식을 드러낸 일종의 자전적 시집이라 할 수 있습니다.

80 평생을 살아오면서 부딪히는 세상의 파도와 마주하며 때로는 부숴지고, 때로는 승부사의 기질을 발휘하던 호기로운 결기가 응축돼 있습니다.

나는 존재의 의미하나
수포일지라도
흩날리는 꽃잎일지라도
산이 되련다
숲이 되고 바람도 산새도 물도 하늘도
높이 솟은 산이 되련다

- 물과 바람과 하늘 中
◇ 향토색 짙은 시어, 아련한 추억과 향수
그의 시어는 향토색 짙은 정취가 물씬 묻어납니다.

정작 사투리는 많이 사용하지 않지만 시골오일장에서 느낄 수 있는 포근하고 구수한 정서가 시편 곳곳에 배어있습니다.

배솟대부
'그냥 가실라요'
'글먼 어째? 한잔할랑가'
카랑카랑한 막걸리 한잔
쪼르륵
물보 튼 소리가 난다

- 그냥 가실라요 中

▲ 광주 남구 구보 합쇄본

이처럼 『고뇌하는 시인의 묵상』은 노(老) 시인의 아련한 추억과 향수와 지나온 삶의 여정이 환등기처럼 잔잔한 이미지로 흐르고 있습니다.

한편 김용휴 시인은 광주 남구 향토사를 탐구해 12년간 구보에 연재하고 '효(孝)브랜드'를 제안하는 등 향토문화 보존에도 실팍한 역할을 했습니다.

2022년 화순문학상, 2023년 전남도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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