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정부가 분야별로 최고의 기능을 보유한 장인을 '대한민국 명장'으로 인정해주고 있는데요.
올 초 호남 유일의 한복 명장인 고점례 명장이 작고하면서 광주,전남엔 전통 침선 관련 명장은 물론 무형문화재 보유자 역시 단 한 명도 없게 됐습니다.
생전 문화재 지정을 받지 못하면서 전수자도
없고 수많은 전통 복식 재현 작품들도 사장될 위기에 놓였습니다. 임소영 기자의 보돕니다.
【 기자 】
충남 수덕사에서 출토된 조선 초기 남자복식인 '철릭'을 재현한 작품입니다.
한 땀 한 땀 바느질이 눈에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섬세합니다.
▶ 싱크 : 故 고점례 명장(생전 육성)
- "15세의 장 모 라는 사람이 입었던 옷이야 그 옷이 수덕사에 있어서 가서 보고 (옷을 지었다)"
지난 3월 작고한 호남 유일의 한복 명장 故 고점례 선생이 남긴 작품은 천여 점에 이릅니다.
▶ 인터뷰 : 김주홍 국립광주박물관 학예연구원
- "잘 보존 관리를 하고 잘 재현을 하고 연구하는 그런 후계자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후계자는 커녕 작품들도 사장될 위기에 놓였습니다.
정부가 인정한 최고의 명장으로 아셈회의 등 국제행사마다 작품 초청을 받았지만 문화재와 달리 사후 지원은 없기 때문입니다.
특히 동네 어른들로부터 배운 침선의 전수 계보를 인정받지 못해 문화재 지정이 안 되면서 광주시와 관할 구청은 생전에도 사후에도 관심조차 두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조승환 광주서구청 경제문화국장
- "일단 가족들과 이야기해서 여러가지 유품, 한복 상태 등을 봐서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겠습니다."
일단 자녀들이 전시 공간은 마련했지만 시급한 보존과 분류작업에는 손도 대지 못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이인리 故 고점례 명장 며느리
- "알려주고 싶었던 (어머님의) 간절함이 느껴져서 너무 안타까워요"
침선 문화재가 단 한 명도 없는 광주, 전남 유일의 명장마저 작고하면서 무관심 속에 소중한 전통문화자산이 사라질 위기에 놓였습니다.
KBC 임소영입니다.
이처럼 광주,전남에는 우수한 가치를 지닌 전통문화들이 많지만 상당수가 명맥이 끊기거나 끊길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하지만 보존, 계승이 시급하지만, 행정기관의 지원은 형식에 그치면서 오히려 전통문화들을 고립화, 박제화시키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이계혁 기자입니다.
영광읍에 있는 공옥진 예술연구소.
사람의 손길이 닿은 지 오래된 듯 마당에는 잡초가 무성합니다.
공 여사가 지난 2012년 작고한 뒤 그녀의 1인 창무극은 사실상 맥이 끊겼습니다.
▶ 인터뷰 : 한현선 / 공옥진 여사 제자
- "워낙 독창적이고 독보적인 연출을 하시고 공연을 하셨기 때문에 그걸 전반적으로 다 하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CG
현재 전국적으로 지정된 시도 무형문화재 5백여 개 중에 19.4%는 보유자가 없고 285개 종목은 보유자 후보가 없어 단절 위기입니다.
▶ 인터뷰 : 임종모 / 해남 진양주 계승자
- "예전에는 전부 다같이 했는데 지금은 늙어지니까 못하지요, 하라고 해도.. 처하고 나하고 둘이지"
현재 전통문화 지원 방식은 무형문화재 보유자에게 80-90만 원을 지급하거나 전수조교 등에게 30-40만 원을 주는 수준입니다.
전수관을 짓고 각종 예산을 지원해주는 일부 유명 종목을 제외하고는 이 지원금이 사실상 전부입니다.
이러다보니 전통문화들을 현재의 생활 속에 녹아들게 하지 못한 채 점차 고립화, 박제화시키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이경엽 / 목포대 국문학과 교수
- "무형문화재를 별개로 고립시켜서 보다보니까 전통문화 정책이 획일화될 뿐 아니라 고립된 정책으로 흘러가고 있어요"
행정기관의 획일적인 지원금 정책에서 벗어나 학교 교육과 관련 기관*단체들의 활성화 노력 등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kbc 이계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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