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초' 만난 전남 국립의대 설립, 30년 숙원 풀 수 있나

작성 : 2025-01-29 21:01:09


【 앵커멘트 】
목포대와 순천대의 통합 결정으로 순항할 것 같았던 전남 국립의대 설립이 뜻밖의 암초를 만났습니다.

의대 설립을 약속한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된 데다 정부가 의료계에 먼저 화해의 손을 내밀면서 의정갈등 해소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박성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178만 도민이 살고 있는 전라남도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의과대학이 한 곳도 없습니다.

특히 섬과 산단 지역 등에서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고 산업재해 위험도 크다 보니 의과대학 설립을 요구하는 지역의 목소리는 30년째 이어졌습니다.

그러던 지난해 3월 전남도청을 찾은 윤석열 대통령이 전라남도 의과대학 신설을 약속하면서 급물살을 타게 됐습니다.

목포대와 순천대가 경쟁하면서 한때 전남 동서부권 갈등 양상으로 번지기도 했지만, 지난해 11월 결국 두 대학이 통합 합의를 이뤄냈습니다.

▶ 김영록 / 전라남도지사(2024년 11월)
- "우리 도민의 성원과 염원에 힘입어 양 대학의 통합이 역사적인 쾌거로써 성 되었다는 게 너무나 기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후 순탄한 진행이 예상됐지만, 뜻하지 않던 암초를 만나게 됐습니다.

의대를 약속했던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선포 후폭풍으로 탄핵이 의결돼 직무가 정지됐습니다.

여기에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정부와 갈등을 빚던 의료계에 화해를 제안하며 한발 물러서는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습니다.

▶ 최상목 / 대통령 권한대행(지난 10일)
- "정부는 의료계가 대화에 참여해 논의해 나간다면 26년 의과대학 정원 확대 규모도 제로베이스에서 유연하게 협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복지부는 전남 국립의대 설립 기조에는 변화가 없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지만, 의료계의 반발이 여전한 만큼 전남 국립의대 설립 무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 조규홍 / 보건복지부 장관(지난 16일)
- "잘 아시다시피 (전남 의대 설립을 위한) 교육부의 사전 절차가 있는데 이것도 조속히 하도록 하고 2026년도 의대 정원을 논의하는데 있어 가지고 같이 검토하도록 하겠습니다. "

전라남도는 정부와 국회 등을 상대로 전남 의대 신설의 필요성을 알리는 등 활동을 강화하며 적극 대응에 나서겠다는 계획입니다.

▶ 강종철 / 전라남도 인재육성교육국장
- "행정의 연속성과 또 신뢰성 차원에서 전라남도 의과대학 신설은 의대 정원 문제와 별개로 다뤄져야 합니다. 정부와 또 의료계의 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내년도 의대정원 배정이 확정되는 시기는 오는 3월, 극한 의정갈등 속에 대통령 탄핵까지 겹치면서 전남지역의 국립의대 설립 계획은 여전히 안갯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KBC 박성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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