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정부는 유망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일정기간 제약을 풀어 실증 테스트를 하고, 이후 규제를 수정하는 이른바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요.
2년 전 규제 샌드박스 1호 안건으로 선정됐던 한 스타트업 기업이 규제 때문에 파산 위기에 내몰렸습니다.
박성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광주 평동의 한 중소기업입니다.
이 회사는 이륜차 배달통에 LCD 화면을 달고, 무선통신망을 연결해 광고를 송출하는 아이디어 상품을 개발했습니다.
세계 국제발명전에서 잇따라 수상하고, 2019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을 받는 등 유망기술으로 인정받았습니다.
2년이 지났지만 아직 상용화가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교통수단에 조명을 쓰는 광고를 붙이지 못하게 하는 규제 때문입니다.
▶ 인터뷰 : 장민우 / 규제샌드박스 1호 안건 기업 대표
- "이제 뭐 다 잃어버리고 절대 절망이죠. 경제적으로 거의 파산한 상황이라고 보면 됩니다."
과기부는 기업 기술이 규제에 발목 잡힌 대표 사례라며, 이 문제를 지난 2019년 규제 샌드박스 1호 안건으로 선정했습니다.
오토바이 17대로 6개월간 시범 운영을 하는 동안 사고 한 번 없었지만, 규제 허가 부처인 국토부와 행안부는 2년이나 지난 뒤인 최근에야 규제를 풀 수 없다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샘플이 적다는 이유였는데, 운행대수와 지역을 확대해 달라는 요청에 대해서는 해당 기업에 특혜가 된다며 거절했습니다.
규제를 풀겠다는 정부만 믿고 생산 공장까지 갖춘 업체는 100억 대의 빚더미에 앉았습니다.
해당 기업 대표가 세종시 정부 청사 앞 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장민수 / 규제샌드박스 1호 안건 기업 대표
- "저랑 같이 실증 특례(샌드박스) 받았던 업체들, 한 군데인가 두 군데 빼고 다 문 닫았어요. 샌드박스 모래 속에 저희 같이 힘없는 소상공인이나 스타트업을 잡아먹는 개미귀신이 살고 있었고.."
스타트업에게 규제를 완화시켜주고 유니콘 기업을 육성하겠다던 정부의 약속이 무색해지고 있습니다.
kbc 박성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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