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대 교수들 "의사면허 하나로 전문가 대접 원해..오만하기 그지없어"

작성 : 2025-03-17 15:05:41
▲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연합뉴스]

내년도 의대 증원 방침 철회에도 전공의·의대생들의 수련병원·학업 복귀 거부가 이어지자, 서울대의대·서울대병원 교수들이 이들의 행태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서울대의대·병원 교수 4명은 17일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해 병원과 교실을 떠난 전공의와 의대생 지도부 등을 강도 높게 비판하는 성명을 냈습니다.

서울대의대·병원 소속 하은진 중환자의학과 교수, 오주환 국제보건정책 교수, 한세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강희경 소아청소년과 교수 네 명은 이날 '복귀하는 동료는 더 이상 동료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분들께. 이제는 결정할 때입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냈습니다.

이들 교수는 "내가 알던 제자, 후배들이 맞는가. '내가 아플 때 내 가족이 이들에게 치료받게 될까 봐 두렵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들은 "메디스태프, 의료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 박단 대한의사협회 부회장의 페이스북 글들, 그 안에는 환자에 대한 책임도, 동료에 대한 존중도, 전문가로서의 품격도 찾아볼 수 없는 말들이 넘쳐난다"며 "정말 내가 알던 제자, 후배들이 맞는지, 이들 중 우리의 제자, 후배가 있을까 두려움을 느낀다"고 꼬집었습니다.

그러면서 "조금은 겸손하면 좋으련만, 의사 면허 하나로 전문가 대접을 받으려는 모습도 오만하기 그지없다"며 일침을 가했습니다.

"여러분은 2천 명 의대 정원 증가가 해결책이 아니라는 오류를 지적하면서 용기와 현명함을 보였지만, 의료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한 로드맵도, 설득력 있는 대안도 없이 1년을 보냈다"며 "오직 탕핑(가만히 누워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과 대안 없는 반대만이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들은 이어 "현재의 투쟁 방식과 목표는 정의롭지도 않고, 사회를 설득할 수도 없어 보인다"며 "이런 투쟁 방식에 계속 동조할 것인지, 아니면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낼 것인지 이제는 선택해야 하고,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직과 휴학을 스스로 선택한 전공의와 의대생이 아닌, 지난 1년간 치료받지 못한 환자와 그들의 가족이 피해자라고 규정하기도 했습니다.

전공의들이 수련 과정을 '착취당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수련환경이 가혹하다는 점은 동의하지만, 그 몇 년을 투자하고 전문의가 되는 것"이라며 "전공의 과정이 힘들다고 해서, 전문의가 된 후에도 그렇게 살고 있나. 대다수는 고액 연봉을 받으며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지 않나"라고 되물었습니다.

"'의사만이 의료를 할 수 있다'는 오만한 태도로 간호사나 보건 의료직들을 폄하하는 말을 서슴지 않는데, 솔직해져 보자. 응급실에서의 응급 처치, 정맥 주사 잡기 등의 술기를 응급 구조사, 간호사들에게 배우지 않았나"고 꼬집었습니다.

끝으로 "정부와는 달리 책무를 다하는 전문가의 모습으로 개혁을 이끌 것인가, 아니면 계속 방해하는 훼방꾼으로 낙인찍혀 독점권을 잃고 도태될 것인가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

많이 본 기사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