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기만 하구만" 프랑스 최고 미녀에 '격한 반발' 이유는?

작성 : 2023-12-18 16:20:41
▲2024 미스 프랑스로 뽑힌 후 전년도 우승자로부터 축하인사 받는 이브 질 사진: 연합뉴스 

프랑스 미인 대회 우승자 '미스 프랑스'가 뜨거운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우승자의 짧은 머리와 상대적으로 덜 굴곡진 몸매를 두고 일각에서 전통적인 여성미의 기준을 무시했다고 주장하면서입니다.

현지시각 17일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전날 열린 미스 프랑스 결선에서는 이브 질(20·여)이 우승 왕관을 썼습니다.

질은 인도양에 위치한 프랑스령 섬 레위니옹 출신의 수학 전공 대학생으로, 참가자들 사이에서 검고 짧은 머리가 특히 눈에 띄었습니다.

질은 정당한 절차를 거쳐 프랑스 최고 미인으로 뽑혔지만, 온라인에선 그녀의 외모를 두고 의외의 불만이 터져 나왔습니다.

일부 '전통주의자'들은 질의 우승이 대회가 요구하는 미의 기준을 무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모두 여성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다양성이라는 진보적 정체성을 강요하는 '워크'(woke)를 염두에 두고 질을 뽑았다는 것입니다.

워크는 '깨어있음', '각성' 정도로 번역되는 신조어로, 보수 진영에서 '정치적 올바름' 이슈에 과잉반응하는 이들을 비꼬는 의미로 쓰입니다.

이날 대회는 프랑스 전역에서 700만 명이 시청했습니다.

대중 투표는 우승자 선정에 50%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103년 대회 역사상 짧은 머리의 여성이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과거 우승자들을 보면 길고 찰랑거리는 머리, 풍만한 신체 곡선, 큰 키를 가진 여성들이 주를 이뤘습니다.

엑스(X·옛 트위터)의 한 이용자는 "그녀는 미스 프랑스처럼 보이지 않는다. 그의 머리 스타일에는 관심이 없지만, 중성적인 몸은 확실히 '워크'로 작용하는 게 분명하다"고 썼습니다.

방송인 장마르크 모란디니는 "(질이) 몸매가 빈약하고 마른 체형과 짧은 머리로 인해 폭력적인 비난을 받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당사자 질은 결승 전 자신의 외모에 대한 비판이 일자 직접 모범을 보이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나는 더 이상 어린 소녀처럼 보이고 싶지 않았다"며 "하지만 나는 말괄량이는 아니다. 여자라고 느낀다"고 했습니다.

그는 자신을 향한 비판에 "누구도 당신에게 당신이 누구라고 지시할 수 없다. 우리는 긴 머리를 가진 아름다운 여성들에 익숙하지만, 나는 짧은 머리에 중성적, 좀 더 남성적인 외형을 선택했다. 나는 우리가 매일 참아야 하는 신체적 수치심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 우리 모두 불완전함을 갖고 있다"고 받아쳤습니다.

주최 측은 이번 대회 우승이 다양성의 승리라며 높이 평가했습니다.

미인대회는 1970년대 중반 이후 획일화된 미의 기준을 강요한다는 공격을 받아왔습니다.

이를 의식해 주최 측은 지난해 지원자를 24세 이상의 미혼이며 출산 경험이 없어야 한다는 규정을 폐지했습니다.

트랜스젠더 여성을 대상으로 한 미인대회도 열었습니다.

하지만 관문은 여전히 높습니다.

미스 프랑스에 참가하려면 키가 5피트 7인치(약 170㎝)이어야 합니다.

또, 선발 후 1년간은 체중을 늘리지 않고 헤어 스타일을 바꾸지 않으며 문신이나 피어싱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도 해야 합니다.

#미스프랑스 #숏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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