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국토 최남단 해남 땅끝마을에 자리한 천년고찰 미황삽니다.
낡고 허물어져가던 사찰은 국내외에서 주목하는 불교 유산의 명소로 거듭났고, 주민과 관광객을 위한 열린 문화공간이 됐습니다.
30년 동안 사찰을 일궈온 한 스님의 땀과 노력으로 가능했는데, 이 스님이 미황사를 떠나게 됐습니다.
이동근 기자가 미황사 주지, 금강 스님을 만났습니다.
【 기자 】
해남 땅끝마을 달마산 자락에 자리 잡은 천년고찰 미황사.
미황사는 90년대만 해도 낡고 허물어진 시골의 작은 절에 불과했습니다.
이곳에 금강 스님이 부임한 뒤, 절의 모습은 하루하루가 달라졌습니다.
직접 지게를 짊어지고 허물어진 축대를 쌓고 절을 정비하면서, '지게 스님'이란 별명까지 붙었습니다.
▶ 인터뷰 : 금강 스님 / 해남 미황사 주지
- "절에 햇빛이 하나도 안 들어오고 가을인데도 마당에는 이끼가 가득 있고, 마당을 넓히고 삼나무를 다 베서 미황사에 햇살이 들어오기 시작했죠"
한문학당과 템플스테이, 산사음악회 등을 통해 주민과 관광객들의 열린 공간으로 탈바꿈 시켰습니다.
사찰의 벽화와 탱화 등을 복원하면서 60여 개가 문화재로 지정됐고, 탁본과 모사 작업으로 전시회를 여는 등 문화유산 지킴이 역할도 해왔습니다.
사찰의 숲길 '달마고도'는 스님의 제안으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힐링 코스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금강 스님 / 해남 미황사 주지
- "미황사가 사람들의 휴식공간, 마음의 고향 같은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2002년도부터는 완전히 개방해서 한국 사람이든 외국 사람이든 언제든 올 수 있도록"
30년 세월을 미황사에서 보낸 금강 스님은 이제 임기를 마치고 떠납니다.
스님을 떠나보내야 하는 주민들은 아쉽기만 합니다.
▶ 인터뷰 : 조성심 / 해남 미황사 신도
- "한결같으셨어요. 할머니, 할아버지, 아이들 대하는 태도 우리에게 해주는 것이 모두 한결같았어요 그 오랜 세월 동안 뭐든지 내어 주시고.."
주민들이 서명운동까지 하며 붙잡았지만 스님은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다시 빈 지게를 메고 떠나기로 했습니다.
▶ 인터뷰 : 금강 스님 / 해남 미황사 주지
- "또 다른 곳에서 또 다른 미황사와 같은 역할을 하면 세상에 미황사가 많아지지 않을까요"
kbc 이동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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